중견 유통회사에서 자금 집행과 회계 실무를 맡던 의뢰인은 외부 회계법인의 정기감사에서 증빙 없는 출금 9,400만 원이 지적되자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당했습니다. 쟁점은 이 돈 전부를 개인이 가져간 몫으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회사 지시로 집행한 현금까지 불법영득의사가 미치는지에 있었습니다. 저희는 3년치 계좌·카드 내역을 항목별로 갈라 회사 업무에 쓰인 부분을 분리하고, 남은 개인 유용분을 먼저 변제한 뒤 회사와 처벌불원 합의를 마쳤습니다. 검찰은 이득액을 1,850만 원으로 좁혀 인정하면서 기소유예로 사건을 끝냈고, 의뢰인은 재판과 전과 기록 없이 재취업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사건 배경
감사 결과 통보서를 받고 나서야 자신이 고소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회사 자금을 만지는 자리에 오래 있었다면, 몇 해 전 결재 없이 인출한 몇십만 원이 어느 날 수천만 원짜리 고소장의 한 줄로 돌아옵니다.
의뢰인의 상황
의뢰인은 수도권 중견 유통회사에서 6년 동안 자금 집행과 회계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법인계좌 출금 품의, 법인카드 관리, 거래처 대금 지급이 모두 의뢰인 손을 거쳤습니다. 회사는 별도 자금팀 없이 의뢰인 한 사람에게 실무를 몰아 두었고, 소액 지출은 대표가 구두로 지시하면 먼저 집행하고 나중에 전표를 맞추는 방식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사건의 발단
회사는 외부 회계법인에 정기감사를 맡겼습니다. 감사인은 최근 3년치 법인계좌 출금과 법인카드 승인내역을 훑어 증빙이 붙지 않은 9,400만 원 상당을 뽑아냈습니다. 회사는 의뢰인을 징계면직하고 같은 주에 관할 경찰서에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장을 냈습니다. 의뢰인은 퇴직 처리 과정에서 회사 계정 접근 권한을 모두 잃은 상태였고, 자신이 무엇을 어디에 썼는지 설명할 원본 자료를 손에 쥐지 못했습니다.
수사 진입과 예상 불이익
경찰 경제팀은 의뢰인에게 피의자 신분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적용 죄명은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였고,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걸려 하한이 징역 3년으로 올라가지만, 이 사건 고소 금액은 그 구간에 닿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이 걱정한 실질적 불이익
형사 전과가 남을 경우 동종 직군 재취업이 사실상 막힌다는 점
회사가 퇴직금·퇴직연금과 손해배상 채권을 상계하겠다고 통보한 점
배우자와 자녀에게 수사 사실이 알려질 가능성
의뢰인이 변호인을 찾은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가 전부 회사 서버와 회사 보관 전표에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회사를 상대로 자료를 받아 내기는 어렵고, 수사기관을 통해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확보해야 하는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첫 조사에서 진술이 한 번 어긋나면 뒤에 아무리 자료를 보태도 되돌리기가 힘들다는 점도 부담이었습니다.
※ 이 사례는 의뢰인 동의 하에 공개되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특정이 가능한 정보는 모두 비식별화하였고, 일부 세부 사항은 각색되었을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번화 형사팀이 검토하였습니다.
핵심 법리
핵심 법리 1 — 불법영득의사의 뜻과 반환 의사
업무상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업무상 보관하는 사람이 불법영득의사로 그 재물을 자기 것처럼 처분하였음을 요건으로 삼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법영득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어긋나게 보관 재물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처분하는 의사를 가리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하려는 의사가 있어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고, 별도의 금전채권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범행 전에 상계 정산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성립한 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음(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도9871 판결). 이 법리 때문에 “다시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방어가 서지 않습니다.
핵심 법리 2 — 증빙 부재와 증명책임의 분배
회사 자금을 인출해 쓴 사람이 사용처 증빙을 내놓지 못하고 인출 사유에 관해서도 납득할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개인 용도로 썼다고 추단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법리입니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도9250 판결). 다만 이 추단은 무한정 확장되지 않습니다. 하급심은 회사가 접대비의 사용 대상·목적·지출 방법에 아무런 기준을 두지 않았고 영수증 제출도 요구하지 않은 사안에서,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정과 회사를 위해 썼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불법영득의사를 추단한 원심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았음(부산고등법원 2010노669 판결). 회사의 내부 통제가 느슨했다는 사실이 피의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작동하는 지점입니다.
핵심 법리 3 — 검사의 소추재량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는 검사가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의 사항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참작 사항은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혐의가 인정되는 사건에서도 이 조항이 결과를 가르는 통로가 됩니다.
쟁점 | 회사 측 주장 | 방어 논리 |
|---|---|---|
보관관계 | 자금 담당자이므로 전액 보관 | 보관관계는 인정하되 처분권 범위를 구분 |
불법영득의사 | 증빙 없는 출금은 모두 유용 | 업무 관련 지출과 개인 유용분을 분리 |
구두지시 집행 | 지시 사실 자체를 부인 | 지시 메시지·수령자 진술로 집행 경위 복원 |
이득액 | 9,400만 원 전액 | 중복 계상·정산 완료분 제외 후 재산정 |
위 내용은 현재 시행 중인 법령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주요 쟁점
- —자금 집행 담당자에게 업무상 보관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 —증빙이 없는 출금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
- —대표 구두지시에 따른 현금 집행이 횡령에 해당하는지 여부
- —법인카드 사용액 전부를 이득액에 넣을 수 있는지 여부
- —피해 변제와 처벌불원 의사가 불기소 사유가 되는지 여부
법률 전략
결과를 가른 지점은 자백이냐 부인이냐가 아니라, 9,400만 원이라는 덩어리를 성격이 다른 세 묶음으로 갈라 놓은 작업이었습니다.
3년치 출금 내역을 항목별로 다시 나누다
먼저 의뢰인 개인 계좌 거래내역과 카드 명세를 전부 받아 회사가 지적한 341건을 하나씩 대조했습니다. 대조 결과 거래처 대금 선지급 후 회사 계좌로 되돌려 받은 정산 완료분 2,700만 원, 대표 지시로 집행한 현금 경조사비·거래처 접대비 4,850만 원, 개인 목적 사용분 1,850만 원으로 성격이 갈렸습니다. 감사 보고서가 같은 거래를 계좌 출금과 카드 결제 양쪽에서 두 번 잡은 중복 계상도 11건 확인해 표로 정리했습니다. 이 작업이 통한 이유는 수사기관이 회사 감사 보고서 한 부만 들고 시작하는 사건에서, 대응 자료가 반대 방향의 계산서를 처음으로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회사 밖에 남은 증거부터 확보하다
회사 서버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회사 밖에 남아 있는 자료를 먼저 모았습니다. 대표가 의뢰인에게 보낸 지시 메신저 대화와 통화 녹취, 경조사비를 받은 거래처 담당자 세 명의 사실확인서, 카드 승인 시각과 거래처 방문 기록을 맞춘 대조표가 여기에 들어갔습니다. 회사가 접대비 한도나 증빙 제출 기준을 문서로 두지 않았다는 점은 퇴직한 전임 담당자 진술로 보강했습니다. 앞서 본 부산고등법원 판시가 이 사건에 맞물리는 대목이라, 내부 통제의 공백을 사실로 고정해 두는 일이 방어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변제 재원을 먼저 확보한 뒤 협상 창구를 하나로 모으다
합의 협상은 돈이 준비된 뒤에 시작했습니다. 의뢰인은 퇴직연금 해지금과 주택담보대출로 2,500만 원을 마련했고, 저희는 개인 유용분 1,850만 원에 지연이자 성격의 금액을 얹어 일시금으로 제시했습니다. 의뢰인이 직접 대표에게 연락하면 감정이 상하기 쉬워, 접촉 창구는 대리인 한 곳으로 두었습니다. 회사는 처음에 전액 배상을 요구했지만, 정산 완료분과 중복 계상 자료를 받아 본 뒤 개인 유용분 기준 변제와 처벌불원에 응했습니다. 변제가 협상보다 앞선 순서가 유효했던 이유는, 회사가 회수 가능성을 계산할 때 이미 입금된 돈만큼 확실한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득액 축소 논리와 양형 자료를 한 건의 의견서로 묶다
검찰 송치 직후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앞부분에는 항목별 분류표와 중복 계상 대조표를 넣어 이득액 산정을 다투고, 뒷부분에는 변제 완료 확인서, 처벌불원서, 재직 중 인사평가 자료, 초범 사실을 배치했습니다. 형법 제51조의 참작 사항을 목차 순서로 삼아, 검사가 각 항목을 따라 읽을 수 있게 짰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횡령·배임범죄 양형기준이 상당한 피해 회복을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 회복으로 설명한다는 점을 근거로, 전액 변제가 어느 위치에 놓이는지도 함께 적었습니다.
같은 전략이 제한되는 경우
이득액이 5억원을 넘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사건에서는 변제와 합의만으로 불기소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차명계좌를 쓰거나 전표를 고쳐 은닉한 정황, 감사 착수 후 자료를 지운 정황이 있으면 이득액 다툼 자체가 신뢰를 잃습니다. 회사가 배임·사문서위조 혐의를 함께 고소한 사건에서도 횡령액만 정리하는 접근으로는 부족합니다.
최종 결과
검찰은 이득액을 1,850만 원으로 좁혀 인정한 뒤 기소유예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므로 의뢰인은 법정에 서지 않았고, 벌금이나 징역 같은 형벌도 부과받지 않았습니다. 회사와의 관계에서는 변제와 처벌불원 합의를 마치면서 퇴직금 상계 통보가 철회되었고, 별도 민사 청구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은 고소 접수 후 다섯 달 만에 사건을 정리하고 재취업 준비로 넘어갔습니다.
구분 | 고소 시점 | 처분 시점 |
|---|---|---|
주장 금액 | 9,400만 원 | 1,850만 원 |
적용 법조 | 형법 제356조 | 형법 제356조 |
피해 회복 | 없음 | 전액 변제·처벌불원 |
사건 결말 | 피의자 조사 | 기소유예 |
비슷한 사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
회사가 계산한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인 채 “반성한다”는 진술부터 시작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득액은 처분과 형량을 나누는 첫 번째 눈금이라, 액수를 다투지 않고 정상만 호소하면 뒤에 놓인 감경 자료가 힘을 잃습니다. 반대로 전부 부인으로 버티면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는 금원은 개인 용도로 썼다고 추단할 수 있다는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초기에 갈라 두는 작업이 이 사건에서 가장 큰 몫을 했습니다.
또 하나는 순서입니다. 합의금을 마련하기 전에 회사와 접촉하면 협상이 늘어지고, 그사이 사건은 검찰로 넘어갑니다. 저희는 자료 정리와 재원 확보를 나란히 진행한 뒤 한 번에 제안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런 사건은 자료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남은 선택지의 폭을 정하는 만큼, 앞으로도 초기 대응에 무게를 두고 사건을 맡겠습니다.
다음에 할 일
회사 감사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개인 계좌·카드 내역을 월별로 내려받아 보관하기
업무 지시가 오간 메신저와 통화 기록을 원본 그대로 백업하기
변제 가능한 재원 규모를 먼저 계산한 뒤 협상 시점을 정하기
첫 조사 전에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문장으로 정리해 두기
자주 묻는 질문
회사 돈을 잠깐 쓰고 나중에 채워 넣으면 업무상 횡령이 아닌가요?
돌려놓을 생각이 있었더라도 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하려는 의사가 있어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회사가 미리 정한 절차와 한도 안에서 자금을 쓴 경우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내부 규정과 결재 이력을 함께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당하면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형법 제356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올라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늘어납니다. 실제 형량은 이득액 구간, 피해 회복 정도, 범행 기간과 횟수를 함께 놓고 정해집니다.
피해액을 모두 갚으면 기소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변제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검사는 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라 형법 제51조의 사항, 즉 연령과 성행,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함께 살펴 기소 여부를 정합니다. 이득액 규모가 작고 초범이며 피해가 전부 회복되고 회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사건일수록 불기소로 마무리될 여지가 넓어집니다.
회사가 합의를 거부하면 형사공탁을 할 수 있나요?
공탁법 제5조의2의 형사공탁 특례는 형사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인 피고인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직 기소되지 않은 수사 단계에서는 이 특례를 쓸 수 없고, 피해자 계좌로 직접 변제하거나 일반 변제공탁을 검토하게 됩니다. 회사가 수령을 미루더라도 변제 재원과 지급 시도 내역을 남겨 두면 피해 회복 노력을 설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쓴 금액도 횡령액에 들어가나요?
용도가 제한된 자금을 개인 목적에 쓴 부분은 이득액에 들어갑니다. 다만 회사가 접대비나 업무추진비의 사용 대상·목적·한도를 정해 두지 않았고 증빙 제출도 요구하지 않았다면,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불법영득의사를 추단하기는 어렵다는 하급심 판시가 있습니다. 카드 승인 시각, 동반자, 거래처 방문 기록을 묶어 업무 관련성을 설명하는 작업이 이득액 다툼의 출발점입니다.
업무상 횡령 공소시효는 몇 년인가요?
업무상 횡령의 법정형은 장기 10년의 징역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이어서 무기징역이 법정형에 포함되면 같은 항 제2호에 따라 15년으로 늘어납니다. 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2조에 따라 범죄행위가 끝난 때부터 진행하고, 여러 차례 인출이 하나의 죄로 묶이면 마지막 행위를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경찰 조사 전에 어떤 자료를 모아 두면 좋을까요?
자금 집행 권한을 보여 주는 자료와 지출의 업무 관련성을 보여 주는 자료를 나눠 모으면 좋습니다. 전자는 내부 규정, 위임전결표, 결재 이력, 상급자 지시 메시지이고 후자는 거래처 세금계산서, 출장 기록, 카드 승인 시각과 방문지 자료입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초기 자료 보전과 사실관계 정리가 결과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번화에 사건 경위와 보유 자료를 함께 전달해 상담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작성: 법률사무소 번화 김병국 변호사
대한변협 등록 분야: 형사
변호사 소개: 김병국 변호사 소개 페이지
최종 검토: 2026. 03. 본 업무사례는 김병국 변호사가 직접 검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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