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을 실제로 받았다는 사실이 인정되었음에도 1심에서 무죄 판결이 선고된 사건입니다. 공갈죄는 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위법한 수준의 해악의 고지와 그로 인한 금품 교부의 인과관계가 모두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성요건을 분리해 다툰 변론이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사건 배경
집회를 하겠다고 말하고 돈을 받으면 공갈죄가 될까요?
의뢰인은 공갈 혐의로 기소되어 공판을 받게 된 피고인이었습니다.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소음과 분진 문제로 시공사를 상대로 집회를 주도해 온 상황이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시공사 현장 담당자로부터 200만 원을 계좌로 받은 사실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의뢰인이 "다음 주부터 데모를 시작하겠다"고 말한 뒤 돈을 요구했고, 공사 지연을 우려한 담당자가 겁을 먹고 돈을 건넸다고 보아 공갈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의뢰인이 놓인 상황
돈을 받은 사실 자체는 다툴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계좌 송금 내역이 남아 있었고, 담당자를 만난 경위와 통장 사본을 건넨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담당자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일관되게 "의뢰인이 돈을 주면 데모를 안 하겠다고 하며 금액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습니다. 객관적 자금 흐름과 상대방 진술이 모두 존재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방식으로는 방어가 어려운 사건이었습니다.
변호인을 선임하게 된 이유
의뢰인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은 물론 지역 사회에서의 평판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주민 대표 활동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 갈취로 평가되면, 이후 주민 활동 전체가 부정적으로 재해석될 위험도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되, 그것이 공갈죄가 말하는 협박의 결과는 아니라는 점을 다투기 위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았습니다.
※ 이 글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의뢰인과 관계자를 식별할 수 있는 이름, 회사명, 지역, 사건번호, 수사기관명 등은 모두 비식별화하였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요 쟁점
- —집회 예고 발언이 공갈죄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
법률 전략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구성요건을 분리해 다툰 변론
변호인은 돈을 받은 사실을 다투는 대신, 공갈죄의 구성요건 중 어느 부분이 증명되지 않았는지를 정면으로 특정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에 따라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때 성립합니다. 즉 해악의 고지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하고, 그로 인해 상대방이 겁을 먹은 상태에서 재물을 건넸다는 인과관계까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두 요소를 분리해 각각 검토하는 것이 변론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발언의 의미를 정확히 재구성했습니다
변호인은 문제 된 발언이 실제로 어떤 의미였는지를 진술 내용 그대로 따라가며 분석했습니다. "주민들을 잘 다독일 테니 돈을 달라"는 취지의 발언은 시위 무마에 대한 대가를 요구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그 자체로 위법한 해악을 고지한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핵심은 특별한 사정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는 집회를 예고한 것인지, 아니면 돈을 주지 않으면 자신이 나서서 위법한 수준의 시위를 일으키겠다는 취지였는지의 구별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상대방 진술 자체를 근거로 후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내용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접촉 경위와 자금 흐름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변호인은 누가 먼저 연락했고, 누가 통장 사본을 요구했으며, 돈이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었는지를 시간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먼저 여러 차례 연락해 만남을 요청한 사정, 통장 사본을 먼저 요구한 사정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의뢰인은 현금이 아닌 계좌로 돈을 받았고, 받은 직후 이를 스스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은밀하게 갈취한 사람의 행동 양태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객관적 정황으로 제시했습니다.
진술의 신빙성을 구조적으로 검토했습니다
변호인은 상대방 진술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 진술이 나오게 된 배경을 함께 살폈습니다. 돈을 건넨 사실이 알려진 뒤 다른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사정이 있었고, 주민 대표가 아닌 개인에게 임의로 돈을 지급한 부분에 관해 스스로 책임을 추궁당할 우려가 있는 위치였습니다.
이는 진술을 허위라고 단정하는 주장이 아니라, 진술 전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조적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수사기록에 첨부된 자료 중 두 사람 사이에 일종의 협력 관계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내용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인과관계를 별도의 쟁점으로 세웠습니다
변호인은 설령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보더라도, 겁을 먹고 돈을 건넸다는 인과관계가 별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최초 요구 이후 상당 기간 돈이 지급되지 않았고, 요구 금액보다 적은 금액만 지급되었으며, 추가 요구는 거절되었습니다.
또한 상대방은 자율적 판단으로 민원처리비 명목의 지출을 한 뒤 본사 결재를 통해 비용을 정산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겁을 먹은 사람의 행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황들을 모아 인과관계 부존재를 주장했습니다.
이 전략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의 변론이 유효했던 것은, 상대방 진술 자체에서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없는 내용이 드러났고 객관적 정황이 이를 뒷받침했기 때문입니다. 요구 금액이 그대로 관철되었거나, 명시적으로 위법한 행위를 예고한 녹취나 메시지가 남아 있는 사건에서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 사건에서는 최신 법령, 판례, 수사기록, 증거자료 확인이 필요합니다.
최종 결과
금품 수수 사실이 인정된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의뢰인이 상대방에게 위법한 수준의 해악을 고지했다고 보기 어렵고, 상대방이 이에 겁을 먹고 돈을 지급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른 무죄 판결이었으며,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 요지 공시도 함께 명해졌습니다.
재판부는 시위 주도자였던 의뢰인이 시위와 관련해 금전적 이익을 얻은 행위에 비난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공갈죄의 구성요건이 모두 충족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비슷한 사건에서 놓치면 안 되는 포인트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공갈죄를 인정하는 것은 다릅니다. 사실관계를 무리하게 부인하다가 신빙성을 잃는 것보다, 구성요건 중 어느 부분이 증명되지 않았는지를 정확히 특정하는 편이 유효한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진술 단계에서 발언의 정확한 문언과 맥락, 누가 먼저 접촉했는지, 금전이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었는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화 기록, 문자메시지, 계좌 내역 등 객관적 자료의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민원, 집회, 협상 과정에서 금전이 오간 사안은 대가 관계와 갈취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어떤 구조로 설명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업무사례는 법률사무소 번화 김병국 변호사 및 형사·금융범죄팀이 검토하였습니다.
[FAQ ]
Q. 돈을 받은 건 맞는데도 공갈죄가 무죄가 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갈죄는 협박 또는 해악의 고지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때문에 상대방이 겁을 먹고 돈을 건넸는지가 함께 증명되어야 합니다. 금품 수수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Q. 집회를 하겠다고 말한 것도 협박이 되나요?
A.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의 집회 계획을 알린 것과, 돈을 주지 않으면 위법한 수준의 시위를 일으키겠다는 취지의 해악을 고지한 것은 구별됩니다.
Q. 상대방이 먼저 연락하고 계좌번호를 요구했다면 유리한 사정인가요?
A.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누가 먼저 접촉했는지, 요구 금액이 그대로 관철되었는지, 돈을 받은 방식이 은밀했는지 등은 겁을 먹고 건넸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정황입니다.
✍️ 작성: 법률사무소 번화 김병국 변호사
전문 분야: 금융범죄, 형사, 유사수신, 전자금융
최종 검토: 2025. 12 본 업무사례는 형사 분야를 담당하는 김병국 변호사가 직접 검토하였습니다.
다른 성공 사례
교제관계 폭행·주거침입 혐의 구속영장 기각 사례
교제하던 상대방과 결별한 뒤 폭행·상해·특수협박·주거침입 혐의로 입건된 30대 남성이 검사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수년간 기록해 온 다툼 메모와 사진, 자택 홈캠 영상이 한꺼번에 제출되면서, 의뢰인은 다투는 부분과 인정하는 부분이 뒤섞인 채 신병이 묶일 위험에 놓였습니다. 변호인은 구속사유인 주거부정, 증거인멸 염려, 도망 염려를 각각 별도의 자료 묶음으로 나누어 반박하고, 결별 후 물건 반환 요청이라는 방문 경위와 자발적 교정치료 예약을 함께 제출했습니다. 법원은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고, 의뢰인은 직장을 유지한 채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강요 고소, 모두 불송치(혐의없음)로 종결한 방어 사례
지역에서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던 대표자가 소속 근로자로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강요 혐의로 고소당한 사안입니다. 죄명별 구성요건을 분리해 다투고 객관적 자료를 중심으로 의견서를 제출한 결과, 두 혐의 모두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으로 종결되었습니다.
협박 혐의 기소 후 합의서 제출로 공소기각된 사례
금전 문제로 다툼이 있던 상대방에게 심야 메신저로 위협적 메시지를 보내 협박죄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기소 이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해 교부했고, 이 서면이 제1회 공판기일에 법원에 제출되면서 공소기각 판결로 절차가 종결되었습니다.
